폭력의 세 갈래 길
폭력은 단순한 행위가 아니다. 가해자는 힘을 행사하고, 피해자는 고통을 감내하며, 방관자는 침묵 속에서 동조한다. 넷플릭스 드라마 _더 글로리_는 이러한 삼각구도를 선명하게 드러내며, 가해자·피해자·방관자라는 세 역할이 서로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집요하게 탐구한다.
이 글에서는 극 중 주요 인물들의 심리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들이 어떻게 폭력의 구조 속에서 위치를 점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1. 가해자의 심리: 폭력은 왜 반복되는가?
가해자는 단순한 ‘악인’이 아니다. 더 글로리 속 가해자들은 단순히 악행을 저지르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를 정당화하고, 위계를 공고히 하며, 폭력을 지속적으로 행사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내면에 구축한다.
1.1. 권력과 폭력: 박연진의 사례
박연진은 단순한 가해자가 아니다. 그녀는 폭력을 ‘권력’으로 인식하며, 이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유지하려 한다. 연진의 폭력은 순간적인 분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시스템적으로 구축된 힘이며, 이를 통해 상대를 지배하려는 의도적인 행위다.
- 폭력의 지속성: 박연진은 단순한 ‘학교 폭력 가해자’에서 벗어나, 성인이 되어서도 권력을 행사한다. 이는 단순한 폭력의 문제가 아니라, 폭력이 권력과 얽힐 때 어떻게 지속성을 가지는지를 보여준다.
-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심리: 연진은 스스로를 ‘나쁜 사람’이라 인식하지 않는다. 그녀는 자신이 우월하다고 믿으며, 피해자가 겪는 고통을 외면하는 동시에 ‘그 정도는 누구나 겪는 것’이라는 식으로 합리화한다.
- 무엇이 그녀를 가해자로 만들었는가? 연진의 행동은 단순한 개인적 성향이 아니다. 그녀는 부모에게서 권력의 유지를 학습했고, 부유한 배경 속에서 법과 도덕이 자신의 세계를 침범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졌다.
1.2. 가해자는 왜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가?
많은 가해자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심리적 방어기제를 사용한다.
- 합리화(Rationalization): 자신이 한 행동이 정당했다는 논리를 스스로 만든다. 예를 들면, “문동은이 너무 약해서 당한 것”이라는 식이다.
- 책임 전가(Projection): 피해자가 ‘이상한’ 사람이라서 공격을 받은 것이지, 자신은 가해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믿는다.
- 둔감화(Desensitization): 반복되는 폭력 속에서 감정이 무뎌지고, 상대의 고통을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심리는 단순한 성격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폭력의 구조와 맞물려 있다. 박연진은 혼자가 아니다. 그녀를 둘러싼 환경이 가해자의 역할을 지속하게 만들었다.
2. 피해자의 심리: 복수는 치유가 될 수 있는가?
피해자는 단순히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다. 피해자는 분노하고, 상처받으며, 때로는 복수를 계획한다. 하지만 복수가 진정한 치유로 이어질까?
2.1. 문동은의 분노와 집착
문동은은 피해자로 남지 않기 위해 가해자에게 복수를 계획한다. 하지만 그녀의 분노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삶의 방향 자체가 된다.
- 복수는 피해자의 정체성을 형성한다: 문동은은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복수’를 목표로 살아간다. 이는 피해자의 삶이 단순한 극복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존재 방식으로 변화했음을 의미한다.
- 분노의 대상이 단순하지 않다: 그녀의 원한은 박연진뿐만 아니라, 이를 방관한 사회 전체를 향해 있다. 이는 피해자가 단순히 가해자에게만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폭력이 용인된 구조 자체를 문제 삼게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2.2. 피해자는 왜 방관자를 더 원망하는가?
흥미로운 점은 문동은이 박연진만큼이나 방관자들에게도 분노를 느낀다는 것이다. 이는 현실에서도 흔히 발견되는 심리적 반응이다.
- 가해자는 예측 가능한 존재지만, 방관자는 기대를 저버린다: 피해자는 종종 가해자보다도 방관자에게 더 큰 배신감을 느낀다. 이는 인간이 기본적으로 ‘타인의 도덕성’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 방관자는 가해자의 행동을 가능하게 한다: 연진의 폭력이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곁에서 이를 묵인하고 조장한 방관자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3. 방관자의 심리: 왜 아무도 돕지 않았는가?
방관자는 폭력의 공범이다. 더 글로리 속에서 가장 섬뜩한 것은 바로 이 방관자들의 태도다.
3.1. 침묵의 공포: 최혜정과 이사라의 선택
최혜정과 이사라는 연진을 직접적으로 도운 것은 아니지만, 그녀의 곁에서 방관자 역할을 수행했다.
- 약한 방관자의 심리: 최혜정처럼 힘이 부족한 방관자는 가해자에게 동조함으로써 자신이 피해자가 되는 것을 피하려 한다.
- 중립을 가장하는 방관자: 이사라는 방관자로서 ‘나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침묵은 가장 강력한 동조의 형태다.
3.2. 방관자는 자신을 어떻게 정당화하는가?
방관자는 죄책감을 느끼기보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심리적 기제를 사용한다.
- 책임 회피(Diffusion of Responsibility): “내가 나서봤자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 자기 기만(Self-Deception): “나는 적극적으로 가해하지 않았으니 잘못이 없다.”
- 사회적 태만(Social Loafing): “다른 사람이 나서겠지.”
방관자의 심리는 단순한 ‘비겁함’이 아니라, 사회적 압력과 개인적 생존 전략이 맞물린 결과다.
폭력의 구조를 깨뜨리려면?
_더 글로리_는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다. 이 작품은 폭력이 단순히 개인적인 악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사회 구조 속에서 어떻게 공고히 유지되는지를 보여준다.
가해자는 스스로를 정당화하고, 피해자는 복수에 집착하며, 방관자는 책임을 회피한다. 그리고 이러한 구조 속에서 폭력은 지속된다. 이를 깨뜨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방관자의 침묵’을 허용하지 않는 사회적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는 모두 어느 순간, 이 삼각구도 속에서 역할을 맡게 된다. 당신은 어느 쪽에 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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